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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해외 축구

벵거감독 축구의 추락

by 확마 가즈아 2018.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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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널은 잉글랜드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축구팀이다. 아스널은 1886년 만들어졌다. 창단 132년째다. 1920년대 아스널의 허버트 채프먼 감독이 고안한 WM포메이션은 아스널을 당대 잉글랜드 최고의 팀으로 올려놓았으며 WM포메이션의 전 세계적 열풍을 이끌어냈다. 아스널은 1919-20시즌 이후 단 한 번도 2부로 떨어지지 않고 1부 리그에서 활약 중인데 잉글랜드 축구 역사 최장 기록이다. 성적뿐만 아니라 축구역사상 처음으로 유니폼에 등번호를 부착하는 등 축구역사와 문화적으로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 아스널이다.


1992년 출범한 프리미어리그 역사에 있어서도 아스널의 존재감은 뚜렷했다.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역사 유일의 무패 우승 클럽이다. 아스널은 2003-04시즌 무패 우승을 포함해 총 3회 프리미어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맨유(13회) 첼시(5회)에 이은 3번째로 많은 리그 우승 횟수다. 아스널은 FA컵에서도 모두 13차례나 정상, 이 부문 최다 우승팀이다.


아스널은 이러한 과정에서 토니 애덤스, 데이비드 시먼, 레이 파울러, 이언 라이트, 데니스 베르캄프, 패트릭 비에이라, 티에리 앙리와 같은 위대한 선수들을 숱하게 배출해 왔다.


프리미어리그 역사만 놓고 보자면 아스널의 성공시대와 아르센 벵거 감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1996년 벵거 감독이 런던으로 오기 전까지 아스널은 강한 체력과 수비, 롱 볼 축구를 구사하는 대표적 팀이었다. 일명 ‘뻥축구’의 팀이었다. 벵거 감독이 아스널로 건너오고 난 뒤로 모든 게 바뀌었다. 짧은 패스 위주의 공격 축구로 스타일이 180도 변모한 것은 물론 선수들의 식단과 훈련법 등 팀의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 아스널이란 이름을 빼곤 모든 게 달라졌을 정도였다.


벵거 감독 체제에서 아스널의 성적도 수직 상승했다. 1997-98시즌 프리미어리그 최초로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빅4를 놓치지 않고 고공행진을 이었다. 19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진출 기록도 벵거 감독 체제에서 이루어진 일이다. 하지만 지난 시즌 이 기록들이 무너졌다.


최하위 스완지에 충격적 역전패



아스널은 지난 시즌 리그 5위를 기록했다. 벵거 감독 체제 최저 순위다. 19시즌 이어지던 챔피언스리그 출전도 중단됐다. 벵거 감독 해임 목소리가 높았을 만큼 위기 신호음이 컸다. 문제는 지난 시즌의 침체가 올 시즌에도 멈추지 않고 있다는데 있다.


아스널은 지난 새벽 최하위 스완지에게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선제골을 넣고도 잇따른 실수로 3골을 내주며 1-3으로 패했다. 아스널은 스완지전 패배로 챔피언스리그 출전 마지노선인 4위와 승점 8점차까지 벌어진 6위에 머물렀다. 시즌 잔여 13경기를 생각하면 적지 않은 격차다. 아스널이 2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에 나가지 못한다면 구단 브랜드 이미지와 수입에 타격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아스널의 문제는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침체가 계속되면서 아스널만의 강점도 상쇄하고 있다. 아스널은 상위권 팀과의 맞대결에서 취약했으며 원정 경기에서도 힘을 못 쓰는 일이 반복됐다. 강팀과의 맞대결이나 원정 경기에서는 전술이나 전략에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하는데 변화 없이 그대로 나섰다 승점을 잃어버리는 경기가 이어졌다. 지난 새벽 스완지 원정 경기 패배가 그 단적인 예였다. 


아스널은 그들의 방식대로 점유율을 74.3%까지 가져갔으나 그뿐이었다. 스완지는 3백을 중심으로 강하게 지켰다. 동시에 뒤에서부터 짧은 패스로 풀어 나오는 아스널의 후방 빌드업을 차단하기 위해 거센 전방 압박을 전개했다. 아스널은 스완지의 이 같은 전략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렸다. 아스널은 크고 작은 패스와 킥 미스가 이어지면서 실수로만 3골을 내주는 최악의 결과를 맞고 말았다.


오래된 실패의 패턴



실수를 범한 몇몇 선수의 부족을 지적할 수 있지만 아스널의 본질적 문제는 따로 있다. 상대는 아스널의 플레이를 예상하고 대응 전략을 짜고 나오는데 정작 아스널은 같은 플레이를 반복하다 무너지고 마는 오래된 실패의 패턴이다. 세임 올드 아스널(Same Old Arsenal)이란 표현을 등장시킨 아스널의 실패 패턴이다. 적절한 변화를 주지 못하고 매번 동일한 패턴으로 같은 실패를 반복한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표현이다. 벵거 감독을 향한 비판이기도 하다.


스완지전만 하더라도 아스널이 점유율은 7대3 넘게 앞섰지만 정작 슈팅 횟수에 있어선 9개 대 12개로 뒤졌다. 아스널이 공은 오래 소유했지만 점유가 의미 없는 점유로만 끝나버리는 문제가 반복된 것이다. 스완지는 아스널의 공 소유는 일정 부분 허용하면서도 빠른 역습과 강한 전방 압박으로 아스널의 약한 고리를 공략, 효율 면에서 앞선 축구를 했다. 결과적으로 스완지는 아스널의 약점을 알고 싸웠으나 아스널은 언제나처럼 변함없이 싸우다 또다시 무너지고 만 경기였다. 아스널의 이 같은 패턴은 아스널이 동일 라운드 기준 12년 만에 최저 원정 승점에 머문데 서도 알 수 있다. 강팀과의 승부나 원정 경기에서 변화를 주지 못하며 무너지는 패턴이 지독히도 반복되고 있는 벵거 감독이다.

 


“감독은 매순간 혁신가여야 한다”



하지만 현재의 계속되는 아스널의 문제를 본다면 어쩌면 바꾸어야 하는 게 몇몇 포지션의 선수들이 아닌 듯하다. 상대에 읽혀버린, 변함없이 반복되는 패턴으로 같은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벵거 감독 체제를 교체하는 일이야 말로 아스널이 우선해 할 일이다. 현재와 같은 패턴이라면 선수 몇몇 바꾼다고 아스널의 본질적 변화를 끌어내기 어렵다. 2003-04시즌 이후 요원한 리그 우승 도전 과정에서 지켜본 일이기도 하다. 선수가 아닌 반복된 실패 체제 자체를 바꿔야 하는 것이다. 사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은 지난 시즌부터 강하게 제기됐으나 구단 측은 벵거 감독과의 계약을 2019년 여름까지 연장하며 동일한 문제를 개선시키지 못한 채 반복되게 하고 말았다. 


바꿔야 할 때 못 바꾼 것이다. 올 시즌 아스널의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유독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기가 많다. 정체한 전술과 리더십 아래에서 선수들이 더 이상 자극 받지 못하고 무너져 버리는 문제다. 아스널 선수들의 벵거 감독을 향한 절대적 신뢰는 흔들려 보이며 상대팀에게도 벵거 감독이 추구하는 아름다운 축구는 더 이상 먹히지 않고 있다. 상대는 알고 싸우는데 벵거는 그대로 싸우는 것이다. 아스널 선수들의 감독 신뢰가 흔들려 보이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벵거 감독 스스로 이야기했던 혁신이 팀 선수들에게도, 상대 팀에게도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전술적으로도, 동기부여에 있어서도 혁신이 사라져 버린 벵거 감독이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클럽중 하나인 아스날 이지만 이제 변화를 택해야 될거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벵거 감독의 철학과 혁신이 점점 무뎌져 가는거 갔다. 그리고 이제 선수들 영입에 있어 벵거 감독의 힘이 줄어 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있다.

이상 오늘의 포스팅을 마무리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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